안녕하세요.
첫 논문을 제출한 석사과정학생입니다 하하
지난 주 금요일에 저희 HCI 분야의 최고학회인 CHI 2027에 첫 논문을 제출했습니다 !! (그럴만한 연구였다기 보다는 제출에 큰 의의를 두는 ,, 마치 고등학교 때 나 서울대 썼다 ~의 느낌이랄까요)
아직도 연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논문 쓰며 들었던 생각과 느낌들을 잘 기록해둬보려고합니다.
저는요 ..
우선 제가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먼저 이야기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학부 3학년때까지 오로지 개발만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연히 개발자로 취업할줄 알았구여 ,, 대학원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3학년 2학기에 학부때만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 까 하다가, 앞으로 대학원은 절대 안갈거같은데 학부연구생이라도 해보자하는 마음에 학부 연구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학교에 오픈랩이라는 행사가 있는데, 피자 먹으면서 교수님들이 해주시는 연구실 소개를 듣는 자리에요. 오늘 여기서 맘에 드는 곳 있으면 학연생 해야징 하는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근데 아무리 들어도 재미가 없겠는거에요 ..? 아.. 그래도 취업에 도움될것 같은 연구실에 들어가야하나 .. 라는 고민을 하던 찰나, 운명처럼(?) 저희 교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신임교수님이셔서 가장 마지막 차례셨는데, 인간에 관련된 연구 ?! 아 너무 재밌겠잖아요 ~ 다른 곳은 너무 CS적이고 ,, 그래서 이게 나한테 뭐가 도움이 되는지 사실 잘 모르겠고,, 너무 모호하고,, 마냥 어렵기만 했는데 HCI는 너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원래도 사람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는데 이참에 많이 배울 수 있겠다 싶었어요.
오픈랩이 끝나고 집가서 고민고민 하다가 교수님께 컨택 메일을 드리고 학부연구생을 시작할 수 있었답니다 ~
처음 합류한게 11월 쯤이었고 방학때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했던 것 같아요.
방학때 논문도 차근차근 읽어보고, 발표도 하고, 인공지능 스터디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방학 끝날 때 쯤 각자 연구 주제를 잡았던 것 같아요. 아니 논문 몇 편 읽지도 않았는데 연구주제를 잡을 수 있나 ?!? 싶지만 뭐,, 되더라고요 ? ㅋㅎ
4학년 1학기를 시작하며 큰 진로 고민에 빠졌습니다. 당연히 취업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대학원 가면 어떨까 ? 라는 고민이 생긴거에요 .. 여기에 큰 역할을 한게 방학동안 “내” 연구주제였던 것 같아요. 준비하면서 연구에 이름을 붙이고, 고민하고, 뭐 하지도 않았지만 내 자식같은 .. 내가 이걸 안하면 누가하지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을 보고싶었어요 !
그래서 한학기동안 취준과 학연생을 병행하며 고민하다가, 결국 대학원에 가게 됩니다 !!!
이 이야기를 왜 했냐고요 ? 그래서 내 연구 주제가 언제 잡힌건지를 말해주고싶었어요. 학부연구생으로,, 처음 논문이라는걸 읽어본 2~3달차에 .. 심지어 인공지능이라는걸 전공수업 하나 들어본 시점에 .. 그 어떤 모델도 학습시켜본 적 없던 시절에 !!!!
진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잡은 주제였는데, 이게 여기까지 올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아이디어 경진대회 나가는 마음으로 짰던 아이디어였어요 ..
0일때 연구로 공부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진짜 이게 된다고?의 연속이었어요 ,,
연구란 뭘까요
4학년 1학기때는 사실 연구를 신경쓸 여력이 없었어요. 겨우겨우 개인미팅 준비해서 가는 정도 ..? (교수님 죄송해요)
2학기때 수업이 하나밖에 없었기에 본격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연구했다고 하지만 사실 전 아직 연구가 뭔지모르겠어요. 그냥 그때 그때 교수님과의 미팅에서 주어지는 것을 해내고 ,, 궁금한 걸 실험해보고 ,, 긴긴 좌절에 하나 되면 기뻐하는걸 반복하다보니 시간이 흘렀습니다.
중간중간 많이 바뀌기도 했어요. 내 연구에 지은 이름이 맘에 들어서 대학원 왔는데, 연구 이름도 바뀌었답니다,, ㅎㅎ
그리고 연구 중간쯤부터 코덱스가 생기면서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 세상이 너무 빨라요
이 연구를 하는 과정을 지금와서 되돌아보니, 제 스스로가 너무 멍청하고,, 허접하고 ,, 뭔가 얼렁뚱땅 .. 지나간것 같네요 ,, 제대로 아는 것도 없고, 실험도 못하고 엉망진창인 저를 교수님께서 무슨 생각으로 바라보셨을까요 ..?
교수님 항상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
논문
이제 논문을 “쓰는” 과정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연구를 하는거랑 논문을 쓰는거는 또 다른것 같아요. 논문이라는 템플릿으로 내 연구를 소개하고 정리하고 증명하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논문에 써야하기에,, 이 과정에서 깨달은게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겨울방학 때 Writing Clinic이라는 걸 진행했었습니다. 각자 본인의 연구가 있으니까 Abstract - Introduction - Related Work - Teaser Figure까지 직접 써보고, 서로 피드백 해주는 시간이었어요. 이걸 방학 내내 하니까 그래도 내 연구를 어떻게 정리하고 소개해야할지가 좀 잡히더라고요 ! (물론 최종 논문에서는 모든것이 바뀌었습니다 .. ㅎㅎ)
그래서 이때 배운 걸 바탕으로 여름방학 내내 연구하면서 논문 쓰고, Figure 그리고,, 를 했던 것 같아요. 최종 제출 3주 전에는 1차 draft가 나와야한다고 하셔서 (Figure Outline까지 !!) 어찌 저찌 완성하고 발표했던 기억이 나네요 ,,
그리고 교수님이 매일 연구실에와서 연구 진행 사항을 봐주셨습니다 .. 바로바로 교수님께 질문하고 수정하고 하니까 확실히 진행이 빨리 됐던 것 같아요. 이때 때부분의 연구가 진행된 느낌 .. ?
금요일 9시가 제출 마감이었는데, 화요일까지도 결과가 제대로 안나와서 수요일에 논문 방향을 수정하고, 목/금은 교수님 오피스에서 논문만 썼답니다.
결과가 잘 나오고 논문을 쓰면 다를지 모르겠는데, 마감은 다가오는데 원하는 결과가 안나오니까 너무 맘고생이 심했던 것 같아요. 이거 못한다고 안죽는다는 생각과 그래도 이왕하는거 넘 잘하고싶다는 생각이 충돌해서 막바지에 가서는 마인드컨트롤을 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인스타중독인 제가 3주 전부터 인스타를 지우고 ,, 2주전부터 운동을 끊고 ,, 1주일전에는 잠도 줄여가며,, 어찌 저찌 제출을 해냈습니다..
확실히 잠을 못자니까 너무 우울하더라고요. 진짜 다시는 연구 안하고싶었습니다. 내꺼니까 더 속상하고 힘들고 그랬던 것 같아요. 뭐 그렇게 힘들까 싶을 수 있지만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 입맛도 없고 웃음도 안나고 자도 잔것같지도 않고 !!!! (근데 일주일 쉬었다고 또 미화됨.)
후기
아 사실 이 이야기를 적으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앞에 너무 말이 많았네요 ,,
그래서 이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냐하면 ~~
1. 논문을 더 많이 읽자 !!!
우선 주제 잡을 때 논문을 많이 안읽어본 상태였기도 하고, 이제 내 주제가 생기니까 이거 구현하는데 바빠서 논문을 “읽는” 행위를 너무 부족하게 한 것 같습니다.
논문을 읽어도 필요한 부분만 골라읽다보니까, 논문 전체적으로 저자들이 어떤 논리구조로 주장을 펼쳤는지에 대한 생각을 잘 안했던 것 같아요. 글 읽는거 너무너무 싫어해서 대충 읽은 탓도 있는 듯 ..
그래서 앞으로 논문을 읽을 때는 “왜?”를 좀 더 생각해보며 읽어보려합니다. 전 너무 수용적인 사람이라 질문이 별로 없거든요 ? 근데 연구에서는 이게 안 좋은 습관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이 저자들은 이 문제를 왜 이렇게 풀었을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왜 이 평가방법을 선택했을까? 왜 이런 실험을 했을까? 등등 말이죠..
나랑 밀접하게 관련된 연구가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은 논문을 읽어보려고합니다.
2. AI를 잘 쓰자 !!!
여러분은 AI를 “잘” 쓴다는게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는 AI를 잘 쓴다는게, 상황에 맞는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스킬을 설계하고, 가드레일을 잘 만들고 이런거라고 생각했는데요. 근데 이번에 논문을 쓰면서 든 생각은, AI가 뱉은 결과물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는 것, AI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것, 비판적으로 생성하고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결국 AI를 잘 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점점 생각을 안하고 수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항상 고민해왔던 바이긴 하지만, 이걸 가장 체감한게 writing 하는 과정이었는데요. 같은 GPT를 가지고도 왜 교수님의 글은 저렇게 예쁜데 내 글은 엉망진창일까, 분명 내 연구인데 왜 코덱스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내 구현 사항을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이전트 군단을 구축하고, 가드레일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물을 보고 판단을 내릴 줄 알고, 더 큰 그림을 보고 설계하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나”여야 된다는 것을 처절히 느꼈습니다.
이건 지금은 내 연구를 하는 상황이라 이런 생각이 드는것일 수도 있고, 개발이나 다른 분야에서는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AI를 잘 쓴다는건, “상황에 맞게” 쓰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같지만 요즘 너무 AI를 남발하고있지않나 생각이 들어요. 중요한 일일수록 AI가 아니라 내가 주도권을 잡아야하지 않겠습니까
3. 작은 것부터 확실하게 !!!
첫 연구인만큼 실험을 정말 엉망진창으로 겨우겨우 해내왔던 것 같은데, 이게 결굴 작은것부터 확실하게 구현하고 증명해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연구로 AI를 처음 학습시켜봐서, 어떤 파라미터가 어떤 영향을 주고 왜 그렇게 되는지를 공부할 시간이 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아직 배우는 학생의 입장으로서, 제가 앞으로 새로운 연구주제를 잡고 연구를 시작한다면, 관련된 아주 작은 모델부터 학습시켜보는 시간을 가지고싶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파라미터가, 어떤 설정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체감을 좀 하고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 연구에 있어서도 이걸 위한 가장 작고 간단한 모델부터 완벽하게 구현해보고, 가능성을 보고, 거기에 덧붙이는 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사실 개발도 마찬가이였어요. 중요한것부터 간단한것부터 개발해야한다는걸 알고 있었는데, 처음 해보는 연구라는것에 쫄아서 그 흐름을 놓쳤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가장 간단한것부터 만들어야한다고 말씀해주셨었는데, 뭔가 이게 다 있어야 될 것만 같은 느낌이라 확실하게 해보고 넘어자기 못하고 일단 몽땅 때려넣고 구현했던 것 같아요 ..
논문 하나 쓰는게 참 힘들구나 싶고 ,, 몇일 전까지만 해도 다시는 안하고 싶었는데 쉬니까 또 새로운 주제를 찾고싶기도하고 ,, 그르네요 ,,
첫 논문인 만큼 이 과정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나를 대학원에 오게했던,, 내 자식같은 이 연구가 논문이 되었다는게 참 신기하네요 ,,,
이상 첫 논문 쓰고 신난 석사과정생이었습니다 ~~
나중에 이 기분을 잊지 않기 위해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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